참조은농산물
기름 이야기

설·추석 참기름 선물, 뭘 보고 고르나

명절이 되면 기름 한 병이 오갑니다. 그런데 같은 참기름이라도 언제 짠 것인지, 얼마나 큰 병인지에 따라 받는 분이 쓰는 맛이 달라집니다. 고를 때 볼 것을 정리했습니다.

명절 대목에 선물용을 찾는 분들이 물으시는 게 매년 비슷합니다. 참기름이 나은지 들기름이 나은지, 큰 병으로 해야 넉넉해 보이는지. 순서대로 짚어 보겠습니다.

하나선물에는 참기름이 맞다

두 기름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참기름 쪽이 안전합니다. 이유는 취향이 아니라 보관입니다.

들기름은 성분의 절반 이상이 알파-리놀렌산이라 산화가 빠릅니다. 냉장 보관이 필수고, 개봉하면 한두 달 안에 써야 합니다. 그런데 선물은 받는 순간부터 언제 열릴지 알 수 없습니다. 명절에 받아 찬장에 올려두고 두 달 뒤에 여는 일이 흔하고, 그러면 정성껏 고른 기름이 쩐내로 돌아옵니다.

참기름은 다릅니다. 서늘한 찬장에서 버티고, 개봉 후 6개월 안팎을 봅니다. 받는 분이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제 맛이 유지됩니다.

들기름을 꼭 보내고 싶다면 직접 전해 드릴 수 있는 분에게, 냉장 보관하시라는 말을 함께 건네는 편이 좋습니다. 두 기름의 차이는 참기름과 들기름 차이 글에 자세히 정리해 두었습니다.

둘언제 짠 기름인가

기름은 짠 날부터 시계가 돕니다. 참기름이 들기름보다 오래 버틴다는 것이지, 시간이 안 간다는 뜻은 아닙니다.

명절 대목에 나오는 물건 중에는 몇 달 전에 짜서 창고에 있던 것도 있습니다. 병 안에서 보낸 시간이 길수록 향이 앞에서부터 깎입니다. 겉으로는 구별이 안 되니, 사실상 얼마나 오래 병에 있었는지 물어볼 수 있는 곳인지가 갈림길입니다.

방앗간에서 사는 장점이 여기 있습니다. 언제 짠 것인지 그 자리에서 물어보면 되고, 못 물어볼 이유가 없는 곳이면 답이 나옵니다. 대량으로 유통되는 물건은 짜인 뒤 창고와 매대를 거쳐 오는 시간이 얼마인지 사는 쪽에서 알기 어렵습니다.

셋큰 병은 생각만큼 좋은 선물이 아니다

명절 선물세트는 큰 병을 좋아합니다. 보기에 넉넉하니까요. 그런데 받는 쪽 입장에서는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.

참기름도 열면 산화가 시작됩니다. 6개월 안팎을 넘기면 향이 눈에 띄게 죽습니다. 두세 식구가 나물 무치고 비빔밥에 두르는 정도로 쓰면 한 달에 100ml 남짓입니다.

1.8L 한 되 병을 받으면 다 쓰는 데 1년이 넘게 걸립니다. 처음 석 달은 좋고, 마지막 3분의 1은 처음 그 기름이 아닙니다. 제사와 명절 음식을 크게 하는 집이 아니라면 큰 병은 실속이 없습니다.

두세 식구가 한 달에 100ml 쓴다고 보면 6개월 — 향이 사는 동안 350ml 한 병에 3.5개월 500ml 5개월 900ml 9개월 1.8L (한 되) 18개월 3개월 6 9 18개월 향이 사는 동안 그 뒤
그림 1. 넉넉한 크기가 아니라, 반년 안에 바닥나는 크기.

계산은 간단합니다. 받는 분 식구 수로 나눠서 반년 안에 바닥이 나는 크기인가. 이것만 따져도 대부분 답이 나옵니다. 넉넉해 보이려고 크기를 올리는 것보다, 다 쓸 수 있는 크기로 드리는 쪽이 결국 더 좋은 기름을 드시게 하는 길입니다.

넷원산지보다 등급

원산지를 궁금해하는 분이 많습니다. 국산 참깨는 재배 면적이 적어 값이 수입 참깨보다 훨씬 높고, 그래서 완제품 값이 몇 배로 벌어집니다.

그런데 실제로 맛을 가르는 건 원산지 한 줄이 아니라 그 안에서 몇 등급 깨를 썼는가입니다. 같은 수입 참깨라도 알이 굵고 잘 여문 상급과, 이물이 섞이고 덜 여문 하급은 짜 놓으면 향부터 다릅니다. 국산이라도 하급이면 마찬가지입니다. 값싼 기름이 싼 이유는 대개 원산지가 아니라 등급과 정선 상태에 있습니다.

그러니 "국산이냐"만 물으실 게 아니라, 어느 등급 깨를 쓰는지, 깨를 어떻게 씻고 거르는지까지 물어보시는 게 낫습니다. 국산을 원하시면 값이 몇 배가 된다는 것만 알고 고르시면 됩니다.

다섯병

유리병이 낫습니다. 기름은 플라스틱에서 냄새를 옮겨 받기 쉽습니다.

빛도 기름을 산화시키니, 병을 받으면 창가나 가스레인지 옆이 아니라 문 닫히는 찬장 안에 두시면 됩니다. 선물로 드릴 때 이 한마디를 같이 건네면 받는 분이 몇 달을 더 좋은 상태로 씁니다.

여섯받는 분에 따라

어르신께

참기름 한 병이 여전히 가장 무난합니다. 익숙한 형태고 나물·전·비빔밥에 쓰임이 많습니다.

요리를 좋아하는 분께

참기름과 생들기름을 함께 드리면 반응이 좋습니다. 생들기름은 향이 순해서 샐러드나 마지막에 한 숟갈 두르는 쪽으로 쓰입니다. 다만 이쪽도 냉장 보관이라는 말을 꼭 함께 건네 주세요.

멀리 계신 분께

기름은 새기 쉽습니다. 직접 전해 드릴 수 있는 분이면 들기름까지 괜찮고, 그렇지 않으면 참기름 쪽으로 가시는 게 안전합니다.

정리고를 때 볼 것

볼 것기준
참기름이냐 들기름이냐선물은 참기름. 들기름은 직접 전할 때만
언제 짠 것인가물어볼 수 있는 곳에서
어떤 깨를 쓰나원산지보다 등급과 정선 상태
크기받는 분 식구 수로 반년 안에 바닥날 크기
병유리병으로, 받으면 찬장 안에
들기름을 드린다면냉장 보관·한두 달이라는 말을 함께

정리하면, 명절 참기름 선물은 갓 짠 것인지 · 다 쓸 수 있는 크기인지 이 둘만 맞으면 크게 실패하지 않습니다. 나머지는 취향과 예산의 영역입니다.

직접 짜는 집이라 덧붙이면
저희는 한꺼번에 많이 짜서 쌓아 두지 않습니다. 대목이라고 몇 주 치를 미리 짜 놓으면 그만큼 병 안에서 시간이 가기 때문입니다. 짠 지 며칠 안 된 것을 내놓고, 언제 짠 것인지 물어보시면 그대로 말씀드립니다. 참깨는 중국산 중에서도 상급으로 골라 쓰고, 국산도 찾으시는 분을 위해 함께 두고 있습니다. 병 크기는 350ml 전후 한 가지로만 합니다. 대부분의 집에서 향이 살아 있는 동안 다 쓰기에 그 정도가 맞다고 봐서입니다. 가게에 오셔서 직접 가져가시면 됩니다.
참고: 식품의약품안전처 「식품의 기준 및 규격」(식용유지류); USDA FoodData Central (sesame oil, perilla seed oil 지방산 조성); 식약처 식품안전나라 식용유 보관 안내. 그림의 개월 수는 한 달 100ml를 쓴다고 본 대략값이며 집집마다 다릅니다. 이 글은 기름의 선택과 보관에 관한 일반 정보이며 특정 효능을 주장하지 않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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방학동 도깨비시장 1문, 참조은농산물

참기름·들기름·생들기름을 가게 안에서 직접 짭니다. 깨를 여러 번 씻고, 짠 기름을 여러 번 거릅니다. 많이 볶지 않고 최상품 참깨·들깨로 짭니다. 서울 도봉구 도당로15길 9, 매주 목요일 휴무.